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다는 뉴스를 보고 은행 앱부터 열어본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정기예금 금리를 확인해보니 어제와 똑같다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2026년 8월 27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습니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0.25%포인트 인상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금금리도 오늘부터 0.25%포인트 올라야 할까요?
그렇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기준금리는 예금금리를 움직이는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실제 은행의 예금·적금 금리가 언제, 얼마나 바뀔지는 시장금리와 은행의 자금 사정까지 거친 뒤 결정됩니다.
기준금리가 올라도 예금금리가 바로 안 오르는 이유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우리가 은행에 돈을 맡길 때 적용받는 예금금리가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기준으로 사용하는 정책금리입니다.
다만 이 금리가 움직이면 금융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리면 단기 시장금리가 먼저 움직이고, 이후 장단기 시장금리와 은행의 예금·대출금리로 영향이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영향을 준다’입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랐다고 모든 은행이 다음 날 예금금리를 정확히 0.25%포인트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마다 필요한 자금 규모가 다르고 시장에서 돈을 조달하는 비용도 다릅니다. 어느 은행은 예금을 더 끌어와야 하고, 다른 은행은 이미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날 은행 앱을 열어봐도 은행마다 금리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럼 예금금리는 언제부터 오를까요?
아마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겁니다.
정해진 날짜는 없습니다.
기준금리가 목요일에 올랐다고 금요일 오전부터 모든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함께 바뀌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시장금리 움직임과 자금조달 상황, 예금 유치 필요성을 보고 상품별 금리를 다시 정합니다.
어떤 상품은 비교적 빠르게 조정될 수 있고, 다른 상품은 한동안 기존 금리를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경쟁 은행이 금리를 높인 뒤 따라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고 모든 상품의 가격표가 같은 날 동시에 바뀌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준금리가 방향을 만들지만 실제 상품 금리는 각 은행이 자신의 가격표를 다시 붙이는 과정을 거칩니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 직후에는 하루의 금리보다 며칠 동안 여러 은행의 움직임을 비교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가입한 정기예금 금리도 올라갈까요?

여기서 기다려도 바뀌지 않는 금리가 하나 있습니다.
이미 가입한 고정금리 예금입니다.
예를 들어 연 2.8%로 1년 정기예금에 가입했다면 이후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기존 계약의 금리가 자동으로 3.0%나 3.2%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가입할 당시 약정한 금리가 만기까지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기준금리 인상 뒤 새로운 예금상품 금리가 높아지면 조금 아깝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예금을 바로 깨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기예금을 만기 전에 해지하면 약정금리 대신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미 쌓아둔 이자를 포기하면서 갈아타면 새 상품의 높은 금리보다 손해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예금과 새 예금의 차이가 0.25%포인트라고 해보겠습니다.
5천만원을 1년간 맡긴다면 단순 계산상 차이는 세전 약 12만5천원입니다.
기존 예금을 중도해지하면서 잃는 이자가 이보다 크다면 높은 금리로 갈아타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먼저 봐야 할 것은 새 금리가 아니라 해지 손실입니다.
새로 예금한다면 오늘 바로 넣어야 할까요?

목돈을 지금 가지고 있다면 여기서 고민이 생깁니다.
오늘 정기예금에 가입할지, 은행들이 금리를 올릴 때까지 조금 기다릴지입니다.
정답은 예금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곧 사용할 돈이라면 작은 금리 차이를 잡으려고 가입 시기를 오래 미루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1년 이상 묶어둘 목돈이고 여러 은행의 금리가 조정되는 시점이라면 조금 더 비교해볼 이유가 생깁니다.
다만 ‘기준금리가 올랐으니 앞으로 예금금리가 계속 오른다’고 미리 결론 내리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결정을 예상해 미리 움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실제로 금리를 올리는 날이 오기 전에 채권금리와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준금리 발표 뒤 오히려 예금금리 변화가 크지 않은 상황도 가능합니다.
예금 가입 시점을 맞히려고 하기보다 여러 은행의 실제 상품금리를 비교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적금도 기준금리가 오르면 같이 오를까요?
적금도 기본적인 방향은 비슷합니다.
은행이 새롭게 판매하는 적금상품의 금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랐다고 모든 적금상품이 같은 폭으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적금은 우대금리 조건을 잘 봐야 합니다.
광고에는 연 5%라고 적혀 있어도 급여이체나 카드 사용, 자동이체, 첫 거래 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많습니다.
그래서 예금과 적금을 비교할 때는 최고금리보다 내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금은 매달 돈을 나눠서 넣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매달 50만원씩 넣는 적금의 연 4%와 처음부터 600만원을 넣는 정기예금의 연 4%는 최종 이자가 같지 않습니다.
금리 숫자가 같아도 돈이 은행에 머무르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적금에서는 높은 숫자 하나보다 실제 납입 방식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금리 비교할 때는 최고금리만 보면 안 됩니다
예금금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어디가 가장 높을까’를 먼저 검색하게 됩니다.
이때 0.1%포인트 차이만 보고 은행을 고르기 전에 세 가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첫째는 기본금리와 우대금리입니다.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금리가 몇 %인지 먼저 보고, 최고금리를 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둘째는 가입기간입니다.
6개월 상품과 12개월 상품의 금리가 다를 수 있고, 반드시 기간이 길다고 금리가 높은 것도 아닙니다.
셋째는 중도해지 조건입니다.
1년 안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돈이라면 최고금리가 조금 높은 상품보다 중도해지 때 손실이 적은 상품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금자에게 분명 반가운 방향의 변화입니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시 은행 예금금리가 대체로 상승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실제 예금자는 기준금리가 아니라 상품금리를 받습니다.
그래서 기준금리 3.00%라는 숫자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내가 가입하는 날의 실제 금리와 조건을 비교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금리가 한 번 오르고 끝날까요?

이 부분도 예금 만기를 결정할 때 중요합니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3.00%로 올리면서 앞으로도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살펴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3.00%가 마지막 인상이라고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물가 압력이 강하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다시 거론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이 달라진다면 금리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음 기준금리 결정을 미리 맞히려고 예금을 계속 미루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목돈이 크다면 만기를 한 날짜에 몰아놓지 않고 기간을 나눠 가입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는 6개월, 일부는 12개월로 나누면 이후 금리 변화가 생겼을 때 전체 자금이 한 상품에 묶이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기준금리가 오른 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존 예금을 깨는 것도, 바로 새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아닙니다.
은행들이 실제로 내놓는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내 돈의 사용 시점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입니다.
기준금리는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등입니다.
실제로 어느 길로 갈지는 각 은행의 예금금리와 내가 돈을 언제 써야 하는지를 함께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확인할 점
이 글은 2026년 8월 27일 기준 한국은행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실제 예금·적금 상품금리는 은행별로 다르게 결정되므로 가입 전 해당 은행의 최신 금리를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예금금리도 0.25%포인트 오르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준금리는 예금금리에 영향을 주지만 은행의 자금조달 상황과 시장금리 등에 따라 실제 조정폭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른 다음 날 예금금리가 바로 바뀌나요?
정해진 시점은 없습니다. 은행마다 상품금리를 결정하는 시기와 자금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날 동시에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가입한 정기예금도 금리가 올라가나요?
일반적인 고정금리 정기예금은 가입 당시 약정금리가 적용됩니다.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기존 계약의 금리가 자동으로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금리가 올랐는데 기존 정기예금을 깨고 다시 가입하는 게 좋을까요?
바로 해지하기보다 중도해지이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새 상품에서 추가로 받는 이자보다 기존 예금을 깨면서 잃는 이자가 더 크다면 갈아타는 것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정기예금과 적금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요?
목돈이 이미 있다면 정기예금, 매달 일정 금액을 모으려면 적금이 구조상 더 잘 맞습니다. 표시된 연 금리가 같아도 돈을 맡기는 시점이 달라 실제 받는 이자는 달라집니다.
참고한 자료
- 한국은행 — 「통화정책방향 2026년 8월 27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통화정책 효과의 파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