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8월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1원 내린 1,386.5원에 주간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9월 이후 약 11개월 만의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지난달 초에는 1,500원대까지 올라갔던 환율이 한 달여 만에 1,300원대로 내려오면서 증권가에서는 연말 1,350원 안팎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환율이 내려간다는 것은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어든다는 뜻으로, 원화 가치가 강해지는 ‘원화 강세’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원화 약세입니다.

한 달 사이 환율이 1,500원대에서 1,380원대로
이번 환율 하락 속도는 상당히 빠릅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550원대까지 올라갔지만 7월 8일 1,498.5원, 8월 7일 1,416.1원을 거쳐 최근에는 1,380원대까지 내려왔습니다.
단순히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하나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반도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무역흑자, 글로벌 달러 약세와 기업들의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가 동시에 원화 강세 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시점 | 원·달러 환율 흐름 |
|---|---|
| 7월 초 | 1,500원대 |
| 7월 8일 | 1,498.5원 |
| 8월 7일 | 1,416.1원 |
| 8월 19일 | 1,397.7원 |
| 8월 21일 | 1,386.5원 |
| 증권가 일부 전망 | 연말 1,350원 안팎 |
가장 큰 이유는 시장에 달러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
환율도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받습니다. 국내에서 달러를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달러 가격인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고, 반대로 달러를 팔려는 물량이 많으면 환율이 내려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크게 늘면서 달러 공급 우위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반도체 등 수출기업은 해외에서 물건을 팔고 달러로 대금을 받은 뒤 국내에서 인건비와 세금, 투자비용 등을 사용하려면 일부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합니다.
외환시장에서는 수출기업이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내놓는 물량을 흔히 ‘네고 물량’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입니다.
반도체 호황이 원화 강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한국의 수출 호조를 이끌고 있는 중심은 반도체입니다. 수출이 늘어나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도 많아질 수 있고, 기업이 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증가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수출대금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집행도 환율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필요한 원화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 외화 일부를 환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주환원이 왜 원달러 환율까지 움직일까
주주환원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현금배당을 지급하거나 자사주를 사들이려면 상당한 원화가 필요합니다. 기업이 해외 사업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팔아 원화를 마련하면 외환시장에는 달러 공급이 증가하고, 이는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필요한 원화의 상당 부분을 외화 환전으로 마련할 경우 외환시장에 수십조원 규모의 달러 순공급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환전 규모와 시기는 기업의 원화 현금 보유액과 자금 집행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1,350원 전망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현재의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진다면 원·달러 환율이 연내 1,350원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iM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배당 확대 등에 따른 환전수요가 달러 공급 우위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고, 대신증권 역시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과 국내 투자 과정에서 추가적인 달러 매도가 나올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1,350원은 어디까지나 전망치입니다. 환율은 금리와 국제유가, 미국 경제지표, 외국인 자금 흐름처럼 변수가 많기 때문에 특정 가격에 도달한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 달러 자체가 약해진 것도 영향
국내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미국 고용과 소비 관련 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졌고 달러 가치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금리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달러 자산의 매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 금리 상승 기대가 약해지면 달러 강세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8월 27일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전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27일 한국은행 금리 결정|이번엔 인상 vs 동결 왜 이렇게 갈리나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1,350원으로 내려가면 좋은 것일까
원화 강세는 수입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원유와 천연가스, 원자재처럼 달러로 결제하는 수입품은 같은 달러 가격이라면 환율이 낮아질수록 원화로 부담하는 비용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해외여행이나 유학비, 해외 직구처럼 개인이 달러를 직접 사용하는 경우에도 환율 하락은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1만달러가 필요하다고 단순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500원에서 1,350원으로 내려간다면 1만달러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원화가 단순 계산으로 150만원 줄어듭니다.
실제 환전에서는 은행 환전수수료와 우대율 등이 추가로 적용됩니다.
| 환율 | 1만달러 환전 시 필요한 원화 |
|---|---|
| 1,500원 | 1,500만원 |
| 1,400원 | 1,400만원 |
| 1,386원 | 1,386만원 |
| 1,350원 | 1,350만원 |
반대로 수출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환율 하락이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100달러를 벌었을 때 환율이 1,500원이면 원화로 환산한 매출은 15만원이지만, 환율이 1,350원이면 13만5,000원입니다.
따라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원화가 빠르게 강해질수록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에는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해외 생산과 비용, 환헤지 규모가 큰 기업의 실제 환율 영향은 단순 계산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주가뿐 아니라 투자금을 다시 달러로 바꿀 때 발생하는 환차익과 환차손도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환차손은 환율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입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놓은 뒤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 주가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달러로 환산했을 때 수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화 가치가 안정되거나 강해지면 이런 환차손 우려가 줄어 국내 주식시장에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환율이 계속 직선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현재 환율 하락 요인이 많지만 반등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실제로 한 달여 만에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속도 조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거나 미국 물가가 높아져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달러가 다시 강해질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하고 투자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로 가져가도 원·달러 환율에는 상승 압력이 생깁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배당을 지급하더라도 외국인 주주가 받은 원화를 다시 달러로 환전해 해외로 송금하면 기업의 달러 매도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도 변수
국민연금처럼 해외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달러 수요도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해외주식이나 채권을 추가로 매수하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국민연금의 환헤지 전략이나 현물환 시장 참여가 달라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따라서 기업의 달러 매도만 보고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국은행 금리 결정도 환율 변수다
8월 2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로 유지할지 3.00%로 올릴지도 원화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조건이 같다면 국내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원화 자산의 매력이 커지면서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환율은 한국 금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미국 금리와 글로벌 달러 가치,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무역수지 등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다고 원화가 반드시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시장금리 움직임은 기준금리 안 올려도 대출금리 오를 수 있다…국고채 30년물 4.696%의 의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전을 앞두고 있다면 1,350원을 기다리는 게 맞을까
연말 1,350원 전망이 나온다고 해서 환율이 반드시 그 수준까지 내려간다고 보고 환전을 전부 미루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환율은 단기간에도 수십원씩 움직일 수 있고 예상하지 못한 국제정세나 미국 경제지표 하나로 방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여행이나 유학비처럼 특정 날짜까지 달러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한 번에 전체 금액의 환율을 맞히려고 하기보다 필요한 시점에 맞춰 분할 환전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결국 원달러 1,350원까지 갈 수 있을까
현재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은 분명합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국내에 들어오는 달러가 늘고 있고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이 실제 외화 환전으로 연결된다면 추가적인 달러 공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달러 자체가 약해진 것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유리한 환경입니다. 이런 이유로 증권가에서 1,350원 안팎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환율은 주가보다도 다양한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시장입니다. 1,350원을 확정적인 목표가격으로 보기보다 현재 1,300원대 안착을 가능하게 만든 달러 공급 우위가 앞으로도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핵심 정리
지금까지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내용 |
|---|---|
| 8월 21일 원·달러 환율 | 1,386.5원 |
| 최근 흐름 | 1,500원대→1,300원대 |
| 일부 증권가 전망 | 연말 1,350원 안팎 |
| 원화 강세 주요 원인 | 수출기업 달러 매도 |
| 추가 요인 | 반도체 수출·주주환원 |
| 해외 요인 | 미국 달러 약세 |
| 환율 하락 수혜 | 수입물가·해외여행·유학·환전 |
| 부담 가능성 | 수출기업 원화 환산 실적 |
| 반등 변수 | 유가·미국 물가·외국인 자금이탈 |
| 핵심 확인사항 | 달러 공급 우위가 계속되는지 |
확인할 점
1,350원은 증권가 일부에서 제시한 전망이지 확정된 환율이 아닙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미국·한국 금리, 국제유가, 수출입과 외국인 자금 흐름, 지정학적 위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규모가 크더라도 전액이 달러 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외국인 배당 역송금이 그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강세인가요, 약세인가요?
원화 강세입니다. 환율이 내려간다는 것은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어든다는 뜻으로 원화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1,350원은 확정된 전망인가요?
아닙니다. 증권가 일부에서 제시한 전망치일 뿐입니다. 실제 환율은 미국·한국 금리, 국제유가, 외국인 자금 흐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환율이 내려가면 누구에게나 좋은 건가요?
아닙니다. 해외여행·유학비·수입물가에는 유리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수출기업은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